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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생각단상 2019. 12. 15. 13:12
스스로 변하지 않고는 상황을 바꿀 수 없다.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한테 과실을 따다 줄 사람은 부모뿐이다. 손이 더럽혀지더라도 직접 땅을 짚고 일어나 고개를 들고 손을 뻗어 올려야만 과일을 손에 쥘 수 있는 것이다. 손 더러워지는 게 싫어서 일어나는 게 힘들어서 퍼질러 앉아 있는 사람은 그냥 그렇게 앉아 있다가 생을 마감하거나,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이 들 때야 일어날 것이다. 결국에 일어날 거라면 뭉그적거리지 말자.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 일견 쉬워 보이는데 한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선택과 집중을 해도 한 마리를 취하기 어렵다면 두 마리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꿈은 꿔도 되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한 마리도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꿈도 꾸지 마라. 목표로 잡는 건 괜찮다. 말장난 같지만 목표로 설정했을 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세부 계획이 나올 수 있다. 사람들은 종종 꿈과 목표를 혼동한다. 꿈은 조금 더 추상적이며 더 먼 것이다. 궁극의 목표 집합체라고도 할 수 있다. 토끼 한 마리에 집중해서 확률을 높일 것이냐, 그저 두 마리만 원한다는 이유로 고집부리다가 두 마리 전부 놓칠 것인가. 간혹 성공적으로 두 마리를 잡는 사람이 있긴 하나, 극소수의 능력자가 운까지 따라줄 때 가능한 일이다. 그러니까 꿈도 꾸지 말란 거다. 한 마리를 제대로 잡게 되어야 두 마리를 잡을 최소한의 능력이 생긴다.
사람 일이 마냥 어렵게 보여도 단순화하면 그렇게 단순할 수가 없다. 취업을 하고 싶다면 취업 공부를 하면 된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걸 찾고 싶다면 찾으러 다니면 된다. 전업으로 해도 되며 힘들긴 해도 일을 하면서 병행해도 된다. 병행할 경우에는, 다른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포기할 수 없다면 잠을 많이 줄여야 할 것이다. 보통의 인간들은 사고 회로가 좀 이상하게 돌아간다. 포기하는 것 없이 바라기만 한다. 일하면 피곤해서 다른 일을 못하겠다, 퇴근하면 무기력하다, 주말엔 쉬어야 하지 않겠나, 이렇게 살면 연애는 못 하지 않나. 전쟁 통에도 사랑은 꽃 피웠다. 포기하는 게 없다면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바라는 일을 이루려고 뭐 하나 버리는 것도 없는데, 자기 위안을 하고 싶어서 바람을 늘어 놓는 건 지성인이 할 행동은 아니다.
연애하고 싶은데 소개받은 사람이 별로거나, 주위에 늘 성에 안 차는 사람이 꼬인다면 본인 매력이 거기까지인 거다. 그럼 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성형을 해도 괜찮다. 성형이 부담되면 피부과라도 다녀 피부를 가꾸고, 멋진 몸을 만들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면 된다. 얼굴이 조금 별로여도 몸이 좋으면 얼굴도 매력적으로 보이게 마련이다. 같은 말이라도 예쁘게 하려고 노력해봐라. 매력 있는 사람으로 변모하고 싶은 과정 전체가 그 사람을 매력적으로 만들어준다. 매력은 종착점이 있는 기차 여행이 아니다. 노력하는 삶 그 자체인 것이다. 몇 마디 해보면 안다. 상대가 삶을 대하는 가치관을. 외모만 볼 땐 잘 몰랐는데 대화할수록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껴지는 이유는, 실제로 그 사람이 괜찮은 생각과 괜찮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첫 만남에서 외모에 가려져 있었을 뿐.
귀찮아하는 것과 무기력은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드는, 정신이 가진 가장 연약하고 악질한 부위다. 이를 드러내는 일은 다른 치부 100개보다 더 강력하게 그 사람의 가치를 깎아 먹는 일이다. 매사 귀찮은 사람을 좋아할 사람은 거의 없다. 얼굴이 예쁘고 잘 생겨도 게으른 사람은 추하게 늙는다. 나이 들수록 관리를 해야 하는데 무기력한 사람은 이를 귀찮아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유의 인간이 가진 문제점은 가까운 사람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주는 점이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친구를 가려 만나라고 한 건 괜히 그런 게 아니다. 원하는 걸 리스트업 해보고 가장 원하는 것을 세 가지 정도 골라서 그와 관련해 할 수 있는 노력들을 생각해보자. 원래 노력이란 상상 밖의 노력을 해야 노력인 것이다. 생각의 범주 안에서 노력하려고 하지 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노력이라도 기울일 수 있는 걸 찾아 노력해보자. 노력의 강도는 서서히 높이면 되니까. 내일이 오늘보다 조금이라도 나으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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