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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콜: 너와 나의 규약생각단상 2022. 9. 23. 13:46
커피를 좋아하지만 애호가까진 아닌 것 같다.
정말 좋아하면 대상에 대해 여러가지 넓거나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다.
아직은 그냥 막연하게 언젠가 카페를 열고 싶고
커피를 마실 때마다 어떤 커피가 맛있는지 몸과 마음에 새기는 정도.
연희동에 있는 프로토콜은 이름부터 평범한 인상은 아니었다.
프로토콜이라는 말은 대부분 IT 업계, 특히 개발 직군에서 주로 쓰는 용어다.
http의 p가 프로토콜의 두음문자어인데 쉽게 말해 모두가 지켜야할 약속이다.
분위기도 좋지만 커피 맛이 좋아서 특히 더 애정하게 됐는데
어제, 오늘 1주년을 기념한 스페셜 블렌드의 아메리카노가 한정 수량으로 판매된다.
대부분의 카페에서 원두의 특성을 설명하는 문구는 대부분 미사여구인 경우가 많았다.
오크니 초콜릿이지 딥이니, 먼저 맛을 인지시켜 놓으면 설사 그 맛이 아니어도
그 맛인 것처럼 생각되거나 잘 모르니까 이게 이건가? 하는 식의 흐름이 대부분이었다.
커피를 내올 때 직원이 포도주 맛이 날 거라고 안내해줬다.
받을 당시에는 스페셜 블렌드인지 몰랐으므로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한 모금이 혀를 목으로 넘어가면서 향이 코로 올라오자 딱 한 단어가 떠올랐다.
'포도주'
긴가민가하게 만드는 지점이 전혀 없었다.
확실하게 포도주의 붉은 이미지가 코에서 눈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이 앞서고 행동이 따라가지 못한다.
생각과 이론을 구현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노력과 고민이 필요한 일이다.
나중에 카페를 하게 되면 그 때도 프로토콜이 건재하다면 원두는 여기라고.
혼자만의 프로토콜을 만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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